검정색 나이키 박스 위에 놓인 슈프림 x 굿이너프 에어 포스 1 스니커즈와 여분 신발끈. The Supreme x Goodenough Air Force 1 sneakers with extra laces, displayed on top of their black Nike box.

나이키 최고의 명작에 MSG 두 숟가락, 슈프림 x 굿이너프 에어 포스 1 리뷰


스트리트 패션의 세계에서 특정 아이템은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를 잃지 않고 오히려 더욱 빛을 발한다. 힙합 문화의 상징이자 스니커즈 씬의 영원한 클래식, 나이키 에어 포스 1(Air Force 1)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 절대적인 캔버스가 스트리트 패션의 두 거장, 뉴욕의 ‘슈프림(Supreme)’과 도쿄의 ‘굿이너프(Goodenough)’를 만났을 때, 단순한 신발을 넘어 하나의 ‘명작’이 탄생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언박싱 쇼츠 영상에 꾸준히 새로운 조회수가 찍히는 아이템. 바로 슈프림 x 굿이너프 에어 포스 1이다.
문득 이 스니커즈가 가진 시간을 초월한 매력의 근원이 궁금해졌다. 오늘의 언박싱은 단순한 제품 리뷰를 넘어, 이 신발에 담긴 문화적 배경과 가치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신발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굿이너프’라는 이름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 많은 이들에게 슈프림은 익숙하지만, 굿이너프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굿이너프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스트리트 패션의 초석을 다진, 전설적인 브랜드다.

굿이너프(Goodenough)는 1990년,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대부(Godfather)라 불리는 후지와라 히로시(Hiroshi Fujiwara)가 설립한 브랜드다. 당시 일본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스트리트웨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으며, 정해진 매장 없이 소량의 제품을 비정기적으로 발매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희소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훗날 슈프림을 비롯한 전 세계 스트리트 브랜드의 운영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굿이너프는 단순한 의류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었다.

결국 이 스니커즈는 단순히 ‘슈프림과 나이키의 협업’이 아니다. 스트리트 문화의 창시자(굿이너프)와 현재의 제왕(슈프림)이 클래식(에어 포스 1) 위에서 만난 역사적인 사건으로 해석해야 마땅하다.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니, 박스를 여는 손길이 더욱 재촉하게 된다. 검정색 나이키 박스 위에 작게 새겨진 슈프림 로고. 그리고 그 안을 채운 흰색 속지까지. 모든 요소가 이 제품이 특별하다는 것을 속삭이는 듯했다.

속지를 걷어내자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슈프림 x 굿이너프 에어 포스 1. 새하얀 에어 포스 1의 클래식한 실루엣은 그대로지만,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들이 두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숨기는 것, 이것이야말로 두 브랜드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1. 반전의 스우시 (Swoosh): 측면의 나이키 스우시 로고는 일반적인 가죽 소재가 아니다. 슈프림 특유의 대담함과 굿이너프의 초기 디자인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레오파드(Leopard) 패턴이 적용되어 있다.
멀리서 보면 깔끔한 올 화이트 스니커즈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숨겨진 야성미가 드러나는 반전의 매력이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포인트가 되어준다.

2. 곳곳에 숨겨진 브랜딩: 사이드 패널 중창 바로 위에는 슈프림의 상징인 작은 **레드 박스 로고(Box Logo)**가 미니멀하게 새겨져 있다. 그리고 신발 끈(슈레이스)은 기본 흰색 끈 외에, 슈프림 레터링이 반복적으로 프린트된 특별한 디자인의 검정색 끈이 추가로 제공된다.
그날의 코디나 기분에 따라 바꿔 끼우는 재미를 선사한다.

3. 아웃솔의 메시지: “SUPREMENOUGH” 이 라켓의 가장 독특하고 상징적인 디테일은 바로 반투명한 클리어 아웃솔(밑창) 아래에 새겨진 문구이다. “SUPREMENOUGH”.
이는 ‘Supreme’과 ‘Goodenough’를 합쳐 ‘충분히 최고다’ 혹은 ‘슈프림이면 충분하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두 브랜드의 자신감과 아이덴티티가 집약된 이 문구는 신발을 신는 사람만이 아는, 은밀한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이 제품이 시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관심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 역사적 서사: 스트리트 문화의 시작과 현재를 상징하는 두 브랜드가 만났다는 역사적 서사를 담고 있다.
  • 희소성과 상징성: 발매 당시의 한정된 수량과 상징적인 만남이 희소성을 부여하며, 단순한 신발이 아닌 ‘컬렉션 아이템’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에어 포스 1이라는 완벽한 캔버스 위에, 올 화이트 베이스와 레오파드 패턴이라는 과감하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선택이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매력을 유지하게 한다.

언박싱하며 느낀 것은 에어포스1의 흰 도화지 같은 맛은 여러 브랜드의 색을 입히는 것이 여전히 매력이 넘치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더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화려한 최신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도, 자신만의 스토리가 담긴 클래식은 언제나 특별한 법이다.

슈프림 x 굿이너프 에어 포스 1은 단순히 트렌드를 쫓는 것이 아니라, 스트리트 문화의 역사를 이해하고 나만의 스타일을 자신 있게 드러내는 이들에게 가장 빛을 발할 것이다.
코디의 포인트가 되는 과감함과,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변치 않는 멋. 이 모든 것이 담긴 슈프림 X 굿이너프 에어 포스 1은 나에게 여전히 최고의 선택이자, 컬렉션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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