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위가 아니어도 괜찮아, 슈프림 x 요넥스 EZONE 테니스 라켓 솔직 리뷰
스트리트 컬처의 정점에 있는 슈프림(Supreme)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럭셔리 패션의 경계를 허물었고, 오레오(Oreo)와 협업하며 상상치 못한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대상이 테니스 라켓의 명가, 요넥스(YONEX)가 되었을 때, 패션과 스포츠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히 로고만 새겨 넣은 협업 그 이상을 의미했다. 기능성에 모든 것을 거는 스포츠 브랜드의 장인정신과 예측 불가능한 스트리트 브랜드의 반항적인 문화가 만난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올해 가장 기다렸던 아이템 중 하나인 슈프림 x 요넥스 EZONE 테니스 라켓. ‘이걸로 정말 테니스를 쳐야 할까?’라는 행복한 고민과 함께, 결국 레드와 블랙 두 가지 컬러를 모두 품에 안았다. 오랜만에 진행하는 언박싱, 그 기록을 시작한다.
두 가지 매력: 강렬한 레드 vs 시크한 블랙
패키지를 여는 순간,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슈프림의 시그니처 컬러가 입혀진 디자인이다. 두 라켓은 같은 모델을 기반으로 하지만, 컬러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1. 강렬한 존재감, 슈프림 레드 마치 잘 빠진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선명한 레드는 코트 위에서, 혹은 방 한편에 세워두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유광으로 마감된 프레임은 빛을 받을 때마다 고급스러운 광택을 내뿜으며, 요넥스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아이소메트릭(ISOMETRIC) 헤드 형태와 슈프림의 굵직한 로고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성능을 떠나, 슈프림이라는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가장 슈프림다운 컬러라 할 수 있다. 라켓 커버 역시 큼지막한 슈프림 로고가 새겨져 있어 이동할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다.
2. 은은한 카리스마, 올 블랙 반면 블랙 컬러는 조금 더 차분하고 시크한 매력을 가졌다. 언뜻 보면 일반적인 전문가용 테니스 라켓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섰을 때 프레임과 스트링, 댐프너에 은은하게 새겨진 슈프림 로고는 ‘아는 사람만 아는’ 은밀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지인들에게 테니스라켓을 보여줬을 때, 블랙 댐프너가 너무 마음에 든다는 의견이 많았다.
요넥스 EZONE 시리즈 특유의 날렵하고 공격적인 프레임 디자인이 무광 블랙 컬러와 만나 더욱 돋보이는 느낌이다. 튀는 것을 선호하지 않지만, 특별함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단순한 협업 그 이상: 요넥스 EZONE의 기술력
이 라켓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만 내세운 소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베이스가 된 요넥스의 ‘EZONE’ 시리즈는 나오미 오사카, 닉 키리오스 등 전 세계 프로 선수들도 애용하는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그리고 내가 처음 테니스에 입문했을 때, 처음 구매했던 라켓도 요넥스 EZONE 제품이었다.
EZONE 라켓의 기술 및 디자인의 특징은 두가지 정도 있는데,
- 아이소메트릭 헤드(ISOMETRIC Head Shape): 일반적인 원형 라켓보다 헤드 상단이 넓은 독특한 사각형 형태는 요넥스의 상징적인 기술이다. 이는 공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유효 타구 면적, 즉 ‘스위트 스폿(Sweet Spot)’을 획기적으로 넓혀주어,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정타를 칠 수 있게 도와준다.
- 뛰어난 반발력과 편안함: EZONE 시리즈는 적은 힘으로도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는 반발력과, 임팩트 시 발생하는 불쾌한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팔에 무리가 덜 가는 편안한 타구감으로 유명하다.
슈프림은 단순히 디자인만 빌려온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스포츠 과학의 결과물 위에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입힌 것이다. 이는 ‘근본’을 존중하는 슈프림의 협업 철학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며, 이 라켓이 단순한 패션 아이템을 넘어 실제 스포츠 장비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다.
결론: 코트 위의 반역아, 혹은 최고의 인테리어 소품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이걸로 정말 테니스를 쳐야 할까?’ 나의 대답은 인테리어로도 훌륭하지만, 이것을 들고 코트에 서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전세계적으로 SNS에 오를만한 뉴스다.
이 라켓을 들고 코트에 나서는 것은 마치 잘 빠진 스포츠카를 타고 도심을 질주하는 것과 같은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정형화된 테니스웨어 사이에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반역아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벽 한쪽에 무심하게 세워두는 것만으로도 나의 공간은 세상에서 가장 감각적인 갤러리가 될 수 있다.
슈프림 x 요넥스 EZONE 라켓은 스포츠와 패션, 기능과 상징이라는 양 극단의 가치를 모두 품은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테니스를 사랑하는 팬에게도, 슈프림을 수집하는 컬렉터에게도, 혹은 그저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