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젤 실베스터 조던 1 로우 OG 리뷰: 7년 만의 귀환, 전설은 진화했다 (IB8958-001)

2018년,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 스니커즈 시리즈가 발매 되었다.
그 당시의 스니커즈 씬은 나이키가 다양한 콜라보로 인기를 한창 이끌었던 시기이고 유튜브에서 많이 보았던 ‘GO’ 라는 시리즈로 BMX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아스팔트 위의 아티스트인 나이젤 실베스터와 콜라보 제품을 발매한다는 소식이었다.
다만 당시 조던시리즈의 엄청난 인기에 구경만 했지만 이번 조던1 로우의 경우에는 쉽게 구매하게 되었다.
마치 오랜 시간 BMX와 함께 아스팔트 위를 구른 듯한 흔적을 예술로 승화시켰던 나이젤 실베스터의 에어 조던 1 하이. 그로부터 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2025년 8월, 그는 에어 조던 1 ‘로우’와 함께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이것은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다. 한 아티스트의 여정과 스트릿 컬쳐의 진화를 담아낸, 또 하나의 마스터피스의 탄생이다.

나이젤 실베스터, 그는 누구인가?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나이젤 실베스터(Nigel Sylvester)라는 인물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는 단순히 BMX 프로 라이더가 아니다. 그는 아스팔트를 캔버스 삼아 예술을 창조하는 ‘스트릿 컬쳐의 건축가’에 가깝다. 그의 시그니처 영상 시리즈 ‘GO’를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자전거를 타고 전 세계 도시의 가장 날것의 풍경 속으로 뛰어든다. 그의 발에는 언제나 나이키, 특히 조던이 함께였다. 스포츠와 패션, 스트릿 스타일의 경계를 허무는 그의 독보적인 행보는 그를 단순한 운동선수를 넘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과거의 협업들

나이젤 실베스터와 나이키의 파트너십은 언제나 특별했다. 그의 손을 거친 스니커즈들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간단하게 지난번 나이키와 콜라보 제품이 어떤게 있었는지 먼저 보고자 한다.

에어 조던 1 하이 OG (2018)

2018년, 스니커즈 씬은 전에 없던 충격과 마주했다. 나이젤 실베스터의 첫 번째 에어 조던 1은 ‘새 신발은 깨끗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파괴한 혁명적인 작품이었다.

디자인과 철학
이 신발의 핵심은 ‘시간의 흔적’이었다. BMX 라이딩 중 발이 가장 많이 닿는 힐컵과 토박스 주변에는 의도적으로 가해진 스크래치와 마모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이는 단순한 데미지가 아니라, 수많은 트릭과 도전을 함께한 라이더의 땀과 노력을 담아낸 ‘영광의 상처’였다. 빛바랜 듯한 ‘Sail’ 컬러의 가죽과 미드솔은 마치 오랜 시간 신어 자연스럽게 에이징된 듯한 빈티지한 감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토박스 측면에 작게 추가된 ‘미니 스우시’는 기존 조던 1에는 없던 파격적인 디테일로, 나이젤 실베스터만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폭발적인 시장 반응
발매 직후, 이 신발은 단순한 운동화를 넘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리셀 시장을 초토화시켰다. 정해진 틀을 깨는 그의 창의적인 접근 방식에 전 세계가 열광했고, 현재까지도 스니커즈 매니아들 사이에서 ‘역대급 콜라보’ 중 하나로 회자된다. 이 신발 하나로 나이젤 실베스터는 단순한 BMX 라이더를 넘어, 스트릿 컬쳐를 리드하는 아티스트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숨을 고르다: 에어 쉽 ‘Bike Air’ (2023)

에어 조던 1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은 후, 나이젤은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는 선택을 했다. 그가 선택한 모델은 마이클 조던이 조던 1 이전에 신었던, 전설의 프로토타입 ‘에어 쉽(Air Ship)’이었다.

디자인과 철학
‘Bike Air’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모델은 그의 정체성인 자전거와 에어 쉽의 역사를 결합했다. 전체적으로 깨끗한 화이트 레더 바디에 블루 스우시와 아웃솔로 포인트를 주어 깔끔하면서도 클래식한 매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힐컵에 새겨진 ‘Bike Air’ 로고와 설포 태그의 디테일은 이 신발이 나이젤의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화려함보다는 근본에 집중한 이 모델은, 마치 다음의 위대한 도약을 위해 잠시 정비하는 라이더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매니아들의 평가
대중적인 인지도는 조던 1이나 조던 4에 비해 낮았지만, 스니커즈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는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그의 안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협업으로 평가받는다. 전설의 시작점인 에어 쉽을 재조명함으로써, 자신의 여정 또한 근본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되었음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이는 곧이어 등장할 조던 4 ‘Brick by Brick’의 서사를 위한 중요한 빌드업 과정이었다.

견고한 초석을 다지다: 에어 조던 4 ‘Brick by Brick’

조던 1 하이의 신드롬과 에어 쉽을 거쳐, 나이젤 실베스터의 서사는 에어 조던 4에서 정점을 향한 견고한 초석을 다졌다. ‘Brick by Brick’이라는 부제처럼, 그의 커리어와 철학을 ‘벽돌 한 장 한 장 쌓아 올리는’ 과정에 빗댄 이 모델은 그의 협업 중 가장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디자인과 철학
이 신발의 핵심은 단연 ‘브릭 레드(Brick Red)’ 컬러의 프리미엄 스웨이드였다. 단순히 붉은색이 아닌, 도시의 건물을 이루는 실제 벽돌의 거칠면서도 따뜻한 질감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여기에 그의 시그니처인 빛바랜 ‘Sail’ 컬러가 조던 4의 상징인 플라스틱 윙과 힐탭에 적용되어, 마치 오랜 시간 도시의 풍파를 견뎌낸 건축물 같은 인상을 주었다. 힐컵의 나이키 에어 로고는 단순한 프린팅이 아닌, 벽돌에 찍어낸 낙인처럼 음각으로 깊게 새겨져 ‘Brick by Brick’이라는 주제를 완성했다.

폭발적인 시장 반응
발매와 동시에 이 신발은 전 세계 스니커즈 매니아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 가치는 현재 리셀 시장에서 명확히 증명된다. KREAM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즉시 구매가가 80만 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최근 판매가 역시 40만 원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Brick by Brick’이 단순한 신발을 넘어 하나의 소장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결론적으로 조던 4 ‘Brick by Brick’은 2018년 조던 1의 파격적인 데뷔와 2025년 조던 1 로우의 원숙한 귀환 사이를 잇는 가장 완벽한 다리 역할을 했다. 그의 전설이 우연이 아닌, 차근차근 쌓아 올린 필연이었음을 증명한 걸작이었다.

2025, 전설의 진화: 조던 1 로우 OG (IB8958-001)

그리고 마침내 공개된 조던 1 로우. 항상 익숙한 조던1 로우 시리즈이고 첫인상은 ‘블랙토’ 컬러웨이를 기반으로 한 익숙함이었지만, 들여다볼수록 다양한 디테일로 가득 차 있었다.

난 시리즈와 연결
2018년 모델이 직접적인 ‘스크래치’로 마모를 표현했다면, 이번 로우 모델은 ‘소재’ 자체로 세월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토박스와 측면의 블랙 컬러 가죽은 일반적인 민자 가죽이 아닌, 미세하게 갈라진 듯한 ‘크랙 레더(Cracked Leather)’를 사용했다. 이는 마치 오랜 라이딩으로 인해 갈라진 아스팔트 표면을 연상시킨다. 반면 힐컵의 레드는 고급스러운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하여, 거친 질감과의 대비를 통해 극적인 세련미를 더했다.

시그니처의 계승
나이젤 실베스터의 상징과도 같은 빛바랜 ‘Sail’ 컬러 미드솔과 나일론 설포는 이번에도 여전했다. 토박스에 자리 잡은 작은 ‘미니 스우시’ 역시 그의 신발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표식이다. 이 디테일 하나만으로도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하기에 충분했다.

숨겨진 이야기
인솔(깔창)에는 그의 ‘GO’ 시리즈 중 한 장면을 담은 그래픽이 프린트되어 있고, 신발 끈 끝(aglet)에는 그의 서명이 각인되어 있다. 이것은 단순히 신발을 신는 것을 넘어, 그의 여정을 함께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나이젤 실베스터 x 에어 조던 1 로우 OG는 7년 전의 영광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스크래치라는 직설적인 표현에서 크랙 레더라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하이탑의 반항적인 실루엣에서 로우탑의 세련된 실루엣으로 ‘진화’했다. 이것은 라이더로서, 아티스트로서 함께 성장한 그의 현재를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결과물이다. 스니커즈를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닌, 하나의 문화이자 스토리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2025년 최고의 신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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